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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일기18

[거제해녀아카데미] 실기 시험, 바다가 도운 필살의 하루 2021.8.14 (토) 3달 여에 걸친 기나긴 여정도 어느덧 마지막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거제해녀아카데미의 졸업식이 예정되어 있고, 그전에 오늘은 6기들이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성장하였는지 첫번째 시험을 보는, 실기시험 날이었습니다. 실기 시험은 그동안 훈련 받았던 숨참기와 입수, 잠영 3가지 종목으로 나누어져 있었어요. 각각의 시험마다 시간, 거리에 따른 점수가 매겨질 예정이었죠. 이 날의 점수는 다음주 졸업식 전, 진행 예정인 필기 시험 점수와 합산되어 최종적으로 졸업 여부를 가르게 됩니다. 혹시나 미달인 경우는, 졸업이 가능한 점수가 나올때까지 재시험을 보아야 하고요! 한번의 호흡으로 2분 이상은 물속에서 참아야하는 '숨참기' 시험이 저에게는 가장 큰 난관이었습니다. 물 밖에서.. 2021. 9. 12.
[거제해녀아카데미] 물질실습 3일차, 맑고 푸른 거제 괭이섬 2021.8.7 (토) 오늘은 마지막 물질실습, 거제 괭이섬으로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이날은 그동안의 해녀선생님 모두 함께 배를 타셨어요! 여름이라 물건이 많지 않아 조금씩 쉬어가며 작업을 하시다보니 이렇게 저희에게 교육 시간도 내어 주실 수 있다고 하네요. 여름은 해녀에게 수확물이 가작 적은 혹독한 계절이라고 합니다. 수온이 높아져서, 비가 많이 내려 염도가 떨어져서, 태풍이 불어서, 레저인들의 입수로, 바다 속의 자원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사라지기 때문이죠. 특히, 올해는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바닥에 사는 생물들이 충분하게 자라지 못했기에 더더욱 수확이 줄었다고 합니다.저에게도 다가올 이 여름의 고난이 까마득했지만, 일단 수업에 집중을 해야겠죠! 괭이섬은 가조도와 칠천도 사이 즈음에 위치.. 2021. 9. 2.
[거제해녀아카데미] 물질실습 2일차, 남해 양화금 진짜 해녀의 작업장 2021.7.31 (토) 7월도 어느새 마지막 토요일이 오고 학교 교육도 한달, 횟수로는 4번뿐이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물질실습 2일차로, 남해도 양화금에서 집결 안내를 받았어요. 특히, 오늘 가는 곳은 실제 남해 해녀들이 작업을 하는 어장으로 저희의 교육이 있기 하루 전, 이미 해녀배가 다녀갔으며 남은 물건에 대한 채취를 교육 목적으로 허락받은 곳이라 합니다. 어제까지 해녀가 입수를 하였고 실제 채취를 하는 곳이라니- 이제야 정말 실전에 들어간 듯 가는 길 내내 바다 속이 궁금하고 설래였습니다. 아침에 집결을 하고 준비 운동을 마친 후에는 학교에서 더욱 반가운 손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바로, 거제 칠천도 해녀로 유명한 아카데미 교장선생님, 김성량 해녀님이신데요. 오늘 6기생들의 실습 교육을 위해 .. 2021. 8. 20.
[거제해녀아카데미] 물질실습 1일차, 거제 총알섬(취도) 2021.7.24 (토) 드디어 해녀학교의 물질 실습날이 왔습니다! 5월, 처음 학교의 수업일정표를 받았을 때 물질 실습은 언제 오나 싶었는데 어느새 7월이 되어 그날이 다가왔네요. 처음에는 오리발질도 어렵던 동기를 포함해 이제는 모두가 능숙하게 입수를 하는 초보 해녀로 대망의 첫 물질 연습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 날은 실제 작업장으로 나가 바다 환경에 적응도 하고, 해산물을 찾아보기도 하는 실습 1일차입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조를 나누어 작은 낚시배를 타고 가조도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취도로 모였습니다. 취도는 일본군 주둔 당시 포격 훈련장으로 쓰이던 곳이었고 포탄이 비석처럼 세워진 작은 섬이라 마을에서는 총알섬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해요. 옛날에는 이보다 더 큰 섬이었지만 수많은 포탄으로 .. 2021. 8. 19.
[거제해녀아카데미] 7일차, 구조 훈련 그리고 해물라면 ! 2021.7.17 (토) 오늘은 덕다이빙 마지막 반복 입수와 해녀아카데미 교육생으로서의 1차 테스트가 예정된 날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거제도 방역단계가 격상됨에 따라 교육생 모두 한 곳에 모일 수 없고 짝을 지을 수도 없어 1차 테스트는 취소가 되었어요. 대신 개인별로 애니(인명구조 훈련용 더미)를 끌어올리는 훈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입수 훈련이 끝났을 때, 마지막까지 한사람 한사람 꼼꼼하게 살펴주시며 6기생 모두 낙오가 없도록 마음을 써주신 선배님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를 드리는 데에 마음 한켠이 뭉클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날 !! 그동안의 고된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거제해녀아카데미에서도 선배님들과 안전요원님들이 손을 모아 28명의 교육생에게 해물 라면을 준비해 주셨어요 .. 2021. 8. 7.
[거제해녀아카데미] 6일차, 영혼 탈출 무한 반복 입수 2021.7.10 (토) 오늘의 수업은 해녀아카데미가 궁금한 분들에게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해 드릴 수 있는 기록일 것 같습니다. 해녀가 되고 싶으신가요? 수영을 할 줄 모르시나요? 혹은 수영에 자신이 있으신가요? 거제해녀아카데미 6일차의 수업은 이 모든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5일차에 예정되었던 바와 같이 끝없는 덕다이빙으로 채워진 하루였어요. 선배님이자 강사님의 한결같은 말씀 하나, ‘입수가 잘되면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에 따라 모두 일사분란하게 좌우로 정렬하고 입수를 반복하였죠. 수영을 못하던 동기생도 어느새 덕다이빙을 훌륭하게 해내었고, 수영을 잘하시는 분들도 각자 체력의 한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단점을 보완해 갔습니다. 해녀는 하루 최소 4-6시간 물질.. 2021. 8. 5.
[거제해녀아카데미] 5일차, 입수와 인명 구조 연습 2021.7.3 (토) 이번 주는 내내 바쁘고 쉴 틈이 없어 거제에도 부득이 금요일 밤 늦게 출발을 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심야 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가 보았어요. 늦은 시간이었지만 제법 좌석이 찬 버스 안은 고요했습니다. 일주일 만에서야 혼자 쉬어보는 시간을 가져서인지 더욱 기억에 남았던 먼 길이었네요. 50번의 입수 오늘은 처음으로 외부 강사님을 만난 날이었습니다. 수상구조사로, 아카데미 1기 선배이기도 한 강사님이었죠. 물질의 모든 시작은 덕다이빙 즉, 입수에서 시작된다는 짧고 굵은 말씀과 함께 시작된 교육.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을 맞추어 선 형태로 계속해서 입수를 반복하였습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물살에도 버티며 좌우로 정렬을 맞추고 구령에 맞추어 입수를 반복 또, 반복하였죠. 개인별로.. 2021. 8. 2.
[거제해녀아카데미] 4일차, 호흡 연습과 덕다이빙 2021.6.26 (토) 어쩜 이날은 눈도 새벽같이 떠지는지! 아침부터 바다에 입수할 생각을 하니 왠지 컨디션을 조절해야할 것만 같은 마음에 전날 저녁도 든든히 먹고, 아침도 밥과 반찬으로 꼭꼭 챙겨 먹으며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간밤에 비가 내려 하늘은 살짝 흐렸지만 기온도 따듯하고 바람이 없어 수업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씨였어요. 이퀄라이징과 호흡 연습 이제 동기 모두 수트 착용도 제법 빨라져 지체없이 정해진 시간에 입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입수 전에는 테왁을 들고, 오리발을 낀채로 바다에 뛰어드는 해녀들의 입수법을 배워보았어요. 거제/통영의 해녀들은 주로 배에서 뛰어 내려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에 유의해서 안정적으로 입수할 수 있는 방법을 연습하고 또 연습.. 2021. 7. 1.
[거제해녀아카데미] 3일차, CPR과 첫 입수! 2021.6.19 (토) 어느새 6월도 중순에 들어서고 날씨도 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바닷물은? 마찬가지로 따듯한 물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해파리도 창궐하였네요ㅎㅎ 해녀아카데미의 앞바다 진두항에도 동그란 보름달물해파리가 쏘옥쏘옥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수업을 포기할 순 없는 법, 긴팔 수트와 장갑, 모자로 무장해 오늘의 첫 입수를 준비하였습니다. 응급 처치와 심폐소생술 입수하기에 앞서 오늘은 오전에 인명구조 교육을 받았습니다. 교육 기간에는 늘 안전요원 분들이 상시 대기하지만, 향후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나 일상에서도 도움이 될 중요한 응급처치들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지요. 사람을 구해야 하는 위급 상황이 발생 시 가장 먼저해야 할 일은 바로, 나의 안전! 주변 상.. 2021. 6. 29.
[거제해녀아카데미] 2일차 오후 - 해녀의 분신, 테왁 만들기 2021.6.12 (토) 본격적으로 테왁을 만들기 앞서 해녀가 사용하는 장비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50여년 물질을 하셨던 해녀 어르신께서 그동안 사용하였던 장비들을 손수 가지고 와 사용 방법을 하나씩 가르쳐 주셨지요. 장비로는 얇은 고무옷/두꺼운 고무옷, 테왁, 물안경, 고무모자, 납과 벨트, 오리발 그리고 호맹이와 빗창 등의 채취 기구 몇 가지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신기한 것은 고무옷과 모자, 물안경 모두 레저용 기성품이 아닌 한국에서만 생산되는 해녀용 장비들이었습니다. 해녀 어르신과 이런 저런 질문을 주고 받은 뒤 짧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테왁 만들기 시간이 왔습니다. 해녀의 상징하면 역시 테왁이고, 오늘 만들게 되는 테왁은 제 생애 최초의 테왁이 되는 날이죠! 너무나 설레는 .. 2021. 6. 29.
[거제해녀아카데미] 2일차 오전, 바다에도 때가 있다. 물때 공부하기 2021.6.12 (토) 즐거움이 있으면 고난도 있다는 법칙은 해녀학교에서도 피해갈 수 없나 봅니다ㅎㅎ 이제껏 재미나고 흥미로운 것만 배우다가 교재에 ‘물때표’가 나온 순간, 얼음이 되어 수업을 시작한 2일차였습니다... 물때와 조석 십여년 전, 고1 지구과학 시간으로 돌아온 줄 알았다지요. 조석간만의 차, 달의 인력으로 인해 바닷물이 빠져나갔다가 들어오면서 물의 높이 차가 발생한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죠. 문제는, 조석간만의 차를 표로 나타낸 조석표와 오늘 배워야할 '물때'라는 것이 서로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낯설었습니다. 조석표 물때표 조석표: 조석표는 날짜별로 매일 새롭게 갱신이 됩니다. 물이 가장 높아진 시각과 낮아진 시각, 그리고 그 때의 물의 실측 변화량을.. 2021. 6. 24.
[거제해녀아카데미] 1일차 오후, 잠수의 기초 이론 2021.6.5 (토) 오전에는 해녀의 조직과 수익구조에 대한 사회적인 이론 수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드디어, 피지컬에 대한 첫 수업이 이루어졌지요. 바로 잠수에 대한 기초 이론! 어려서부터 수영을 배우고 주말이면 수영장에서 하루를 보낼만큼 물을 좋아했지만 사실 저는 한번도 잠수에 대한 기본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최근에서야 호흡법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유튜브를 찾아보기도 하였지만 영상은 일방적이고 단편적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의 한계를 느꼈어요. 그러던 중, 다이빙 강습을 통해서나 배울 수 있는 잠수의 기초를 이렇게 직접 듣고, 질문하며,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실 '잠수의 기초'라고 하면 설명하고 나열해야 할 내용이 물리나 의학 등 전반에 걸..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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