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7.3 (토)
이번 주는 내내 바쁘고 쉴 틈이 없어 거제에도 부득이 금요일 밤 늦게 출발을 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심야 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가 보았어요. 늦은 시간이었지만 제법 좌석이 찬 버스 안은 고요했습니다. 일주일 만에서야 혼자 쉬어보는 시간을 가져서인지 더욱 기억에 남았던 먼 길이었네요.
50번의 입수
오늘은 처음으로 외부 강사님을 만난 날이었습니다. 수상구조사로, 아카데미 1기 선배이기도 한 강사님이었죠.
물질의 모든 시작은 덕다이빙 즉, 입수에서 시작된다는 짧고 굵은 말씀과 함께 시작된 교육.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을 맞추어 선 형태로 계속해서 입수를 반복하였습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물살에도 버티며 좌우로 정렬을 맞추고 구령에 맞추어 입수를 반복 또, 반복하였죠. 개인별로 입수 자세와 문제점을 코치받으며 쉴틈 없이 물속에서 한마리의 오리(?)가 되어 본 시간이었습니다.
입수한 횟수를 세는 것도 포기하고 구령에 맞추어 자동 입수를 반복하며 넋을 놓을 때쯤 오전 수업이 종료되었어요. 교육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녹초가 되버린 몸을 이끌고 점심 김밥을 받아들었지만, 이미 바닷물로 배가 넉넉히 부른 상태라 많이 먹지는 못하였습니다ㅎㅎ
동료 구하기 연습
점심 이후에는 물질 중 위급 상황에 대비한 수상 인명 구조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오전 입수 교육으로 지친 몸이었지만 동료가 위험에 빠졌을 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는 사실에 동기 모두 열정이 가득했어요.
바다에서 작업을 하는 도중, 동료가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물속에서부터 배 혹은 육지까지 최대한 안전하게 인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실제 수상구조사와 같이 제한 시간 내에 완벽하게 구조해낼 수는 없겠지만 망망대해에서 내 동료를 구조할 수 있는 사람이 오로지 나뿐일 때에 당황하지 않고 취해야 하는 행동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인양을 하다 보니 좀 더 책임감이 생기고 안전에 대한 의무감도 쌓여가는 시간이었어요.
단순히 물질 기술 뿐 아니라 내 동료를 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마음과 방법까지 갖출 수 있게 되어 오늘 하루도 자신감과 열정이 더해진 하루였습니다. 앞으로 6일차, 그리고 7일차까지는 끊임없이 입수와 인명 구조를 연습하게 될 것이라 하여 오늘처럼 힘겨울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3주 뒤 좀 더 해녀에 가까워진 모습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살포시 기대해 봅니다.
즐겁고 재미났던 교육시간은 모두 끝이 나고 본격 물질 실전과 개개인 체력의 한계를 깨우치기 시작한 이번 5일차는 저에게도, 동기생 한명 한명에게도 각자 다른 의미로 다가온 하루였습니다.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6기 모두 화이팅을 외치며 거제 가조도를 떠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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