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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일기

숨은 보석 같은 제주 비양도 바다 속 스노클링

by Jenny the Sea 202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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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4월 17일(토)

바다날씨: 맑음 / 13물 / 수온 16도 / 파고 2~3M

위치: 제주 비양도



서건도에서 잠시 쉬어가며 일을 모두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기 전, 이틀 일정을 비워 비양도를 향해 보았습니다.
애써 내려 온 제주인데 이대로 떠나기에는 아쉬워 급하게 민박을 알아보고 아침 첫배로 출발하였는데 선착장까지 마중 나와 주신 민박사장님 덕에 비양도의 첫 인상이 더욱 따듯하고 예쁘게 다가왔습니다.

머물렀던 제주의 따듯한 민박집

마침 민박 사장님과 가족 모두 이곳 비양도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셨습니다. 풍경만 담고 싶은 마음을 전하고 앞바다의 어장을 둘러보아도 되는지 여쭈었고,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 부랴부랴 입수 준비를 하였어요.

이 날 물때는 조금이라 바다 속을 더 깊이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쉽게 가볼 수 없는 해녀의 작업장을 구경한다는 생각에 설레였던 순간도... 잠시..!
2m 가까이 넘실거리는 파도를 보니 아찔하였습니다.
다행히 들어가려는 어장은 수심이 얕고 완만해서 너무 멀리 나가지 않으면 될 듯해 해가 지기 전에 바다로 들어가 보았어요.

풍성한 제주의 봄바다에는 넘실거리는 해초와 짝을 찾는 물고기들, 꽃처럼 군데군데 피어난 뿔소라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이곳 비양도는 제주에서도 배를 타고 한번 더 와야하는 만큼 본섬보다는 관광객이 한정적이다 보니 바다 속이 아직도 사람의 떼가 묻지 않은 청정함으로 가득차 있었어요. 낚시추나 통발, 어망 같이 버려진 쓰레기가 거의 없어 사방에 크고 작은 생명들로 가득차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커다란 뿔소라들이 이곳은 비양도 해녀들의 어장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마을 어른들이 어린 종패를 심고 가꾸어 온 바다밭인 만큼 함부로 그 과실을 수확해 가서는 안되겠죠. 숨은 그림 찾기처럼 소라를 눈으로 찾아내는 것에 만족하며 자리를 떠나봅니다.

길 잃은 복어

뭍으로 나와 민박으로 돌아가는 길 발견한 웅덩이에는 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갇혀버린 복어 두 마리가 있었습니다. 당황스러운지 바위틈 이곳 저곳을 살펴보지만 바다로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한 모양이었죠. 곧 만조가 되어 물이 들어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테니 발길을 돌렸습니다.

저녁은 민박집 해녀 어른이 차려주신 한상을 먹고 자전거를 빌려 작은 섬 비양도를 한바퀴 둘러보았어요. 제주도에서 3번째로 큰섬이라고는 하지만 자전거로 30분이면 둘레길을 완주할 수 있습니다ㅎㅎ 가로등이 많지 않아 해가 진 길은 아주 어두웠고, 그 덕에 더욱 더 붉은 노을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코끼리 바위의 노을

발길 닿는 바다 풍경이 모두 아름다운 제주라지만 이곳 비양도는 또다른 반전의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제주 본섬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딘가 오래전 제주의 모습을 닮았을 것 같은 청정하고 소박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어요. 바다 속 또한 마을 어른들의 관심과 애정을 잔뜩 받고 자란 소녀처럼 맑으면서 천진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10년 뒤에도 이곳 비양도를 다시 방문했을 때,
지금과 같은 빛나는 소박함을 간직하고 있기를 바라며 제주 바다일기를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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