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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귀촌

거제 한달살이 3주차, 초보해녀는 취준 중

by Jenny the Sea 2021.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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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화마을의 많은 배들

해녀가 되기로 결심하였으니 다음 순서는 제가 해녀로서 일할 배와 삶의 터전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거제에는 하청, 사곡, 구조라, 덕포, 칠천도 등 다양한 곳에 해녀배가 있지만 이 중에서 초보해녀인 저를 받아줄 곳과 출퇴근 가능한 생활 터전을 잡는 결정을 해야했죠.

학교에서 소개를 해 준 적지 않은 배 중 저는 칠천도를 우선순위로 선택하였습니다.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였어요. 교장선생님이 계시기 때문이었죠. 다른 동기들의 경우, 배의 분위기나 출퇴근 시간, 수입 등 많은 조건을 고려하였지만 저는 단순히 하나, 교장선생님이 계신 곳을 가고 싶었습니다. 후배를 양성하려는 뜻을 가진 어른이 계신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었죠.

해녀학교 교장선생님의 뒤를 따르며

다행히도 칠천도 배의 선주님은 저와 같은 초보해녀들을 받아들이는 데에 거부감이 없는 분이셨고, 이야기는 원활하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아차, 그런데 그 와중에 앞으로 저의 고용주가 되실 선주님이 병원에 입원을 하셔서 면접 겸 첫인사는 하염없이 미루어지게 되었습니다…

해녀는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을 기점으로 일자리 이동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한해 중 설과 추석이 그 때이지요. 이 때를 전후해서 연중 가장 길게 쉬며 일할 배나 해녀회를 이동하고, 다가오는 새로운 계절의 작업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저 또한 오는 9월 추선 전까지는 본격적으로 배에 오를 준비를 해야하고 그 전에 늦더라도 언젠가는 선주와 해녀어른들께 인사를 드릴 예정입니다.

해녀의 바다 물건

칠천도배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설명을 듣고 보니 칠천도에서만 작업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선주님이 소유한 각 어장을 순회하며 작업을 할 것이고 거리에 따라 배를 타고 멀리 이동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다만, 이 배는 하루의 작업이 끝나고 최종적으로 물건을 하선할 때 칠전도 연두마을에 정박을 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칠전도배라 부르고 있는 것이었지요ㅎㅎ

칠천도 연두마을에서 출퇴근이 이루어진다면 이제 이곳을 기점으로 생활할 곳을 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칠천도는 섬이지만 연륙교가 있어 본섬인 거제와도 이동이 어렵지 않아 보였어요. 거제 시내인 고현이나 비교적 도심인 옥포와 차로 20~30분 거리에 있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고현에서 터전을 잡고 싶은 생각이었으마 일을 배우는 최소 3년은 섬에서 귀촌과 같은 생활을 해보고자 하는 모험심이 더 커졌습니다. 결국, 칠천도에서 살아보고자 마음을 먹었어요.

다행히 해녀학교 동기 중 칠천도가 고향인 친구가 있었고, 많은 도움을 얻어 칠천도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일주일은 이곳저곳을 직접 방문하며 거주할 집과 실제 환경을 살펴보려 하여요. 이번주 만큼은 해녀배에 취직(?)되기를 소원하였는데 이렇게 또, 아직은 소속이 없는 초보 해녀로 남게 되었습니다. 다만, 칠천도가 얘기되었으니 다음 일들에 대해 먼저 움직이며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준비하려 합니다.
다음 일기에는 꼭 취업 성공 소식을 가져올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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