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일기

[거제해녀아카데미] 물질실습 3일차, 맑고 푸른 거제 괭이섬

Jenny the Sea 2021. 9. 2. 23:49
728x90

2021.8.7 (토)

작은 배를 타고 한팀씩 이동

오늘은 마지막 물질실습, 거제 괭이섬으로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이날은 그동안의 해녀선생님 모두 함께 배를 타셨어요!
여름이라 물건이 많지 않아 조금씩 쉬어가며 작업을 하시다보니 이렇게 저희에게 교육 시간도 내어 주실 수 있다고 하네요.

여름은 해녀에게 수확물이 가작 적은 혹독한 계절이라고 합니다. 수온이 높아져서, 비가 많이 내려 염도가 떨어져서, 태풍이 불어서, 레저인들의 입수로, 바다 속의 자원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사라지기 때문이죠. 특히, 올해는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바닥에 사는 생물들이 충분하게 자라지 못했기에 더더욱 수확이 줄었다고 합니다.저에게도 다가올 이 여름의 고난이 까마득했지만, 일단 수업에 집중을 해야겠죠!

해녀에게는 가혹한 여름 바다

괭이섬은 가조도와 칠천도 사이 즈음에 위치한 두개의 섬 중 하나입니다. 본래 이름은 대광이도, 소광이도라고 하네요ㅎㅎ 학교가 있는 진두마을에서는 배를 타고 15분여 정도 달려 도착했습니다. 지난 번 물질실습을 했던 총알섬(취도)보다 좀 더 먼 곳에 위치했죠.

다행히 조류도 나쁘지 않았지만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이라 더위가 오늘의 복병이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무리 물속에만 있는다 하여도 5mm 수트로 무장하고 뙤약볕을 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바다 얕은 곳은 햇볕으로 거의 온탕에 가까웠기 때문에 몸의 더위를 식혀주긴 어려웠습니다. 많은 동기들이 수트 안으로나마 바닷물이 스밀 수 있도록 지퍼를 열거나, 뭍으로 나와 수트를 벗고 몸에 열을 내리느라 바빴습니다. 해녀 선생님들은 이러한 더위 때문에 여름용 고무옷은 가위로 잘게 저며서 얇게 만들어 두셨습니다. 이 또한, 오랜 물질의 노하우인 것이죠.

괭이섬은 본래 문어밭이라고 할만큼 문어가 많은 것으로 유명했지만 이날은 문어의 촉수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올해들어 문어의 수가 많이 줄었다고 하던 말이 실감되었어요. 날이 너무 더워 수온이 높았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단 한마리도 찾지 못했다는 것에 아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해녀님들은 망사리에 담을 것을 찾아냅니다!

문어 대신 해녀 선생님들과 청각, 우뭇가사리(천초)를 채집하며 해초를 구분하는 법, 모래 속 조개를 찾아내는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아무것도 없어보이는 모래밭에서도 몇번의 호맹이질로 주먹만한 조개를 서너개씩 손에 담는 선생님들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네요.

이렇게 이날은 여름날 해녀의 고충들을 피부로, 머리로 느낀 하루였습니다. 지친 몸이었지만 뭍으로 돌아와서는 성게, 해삼 들의 손질 방법도 눈으로 보고 연습하였어요. 선생님이 성게를 가르는 모습은 빵을 자르듯 쉬워 보였는데 제가 자르려하면 성게인지 돌덩이인지 모르겠는 이 마법은 어쩌면 좋을까 싶네요ㅎㅎ

성게 손질이 쉬워지는 날이 올까요

이렇게 학교 일정 중 세번의 물질 수업은 모두 끝났습니다.
다음주는 최종 실기시험이 예정되어 있는 날이었죠. 숨참기와 잠영, 잠수를 특정 기준만큼 해내야 했습니다. 그동안의 갈고 닦은 기량을 수치화하는 날인 것이죠.

과연 저는 모든 기준을 무시히 통과할 수 있을지!!
두근두근합니다.



⬇괭이섬의 바닷속이 더 궁금하시다면 아래 포스팅을 클릭해 주세요 :)

 

해녀선생님과 함께, 거제 괭이섬(대광이도, 소광이도) 스노클링

21년 8월 7일(토) 바다날씨: 맑음 / 6물 / 수온 28도 / 파고 0.5M 위치: 거제 대광이도, 소광이도(괭이섬) 오늘 구경한 곳은 거제 가조도에서 배를 타고 15분 여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괭이섬입니

jennythesea.tistory.com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