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귀촌

거제 한달살이 1주차, 선택의 시간

Jenny the Sea 2021. 8. 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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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살이를 계획하게 된 목적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번째는, 귀어귀촌 전 실제로 한달을 살아보고 선택을 하자는 마음이었고 만일 정착을 결심한다면 거주지를 찾으려는 것이 두번째 목적이었지요.

주중에는 재택근무를 하고, 토요일에는 학교 수업으로 하루를 보내고 나니 어느새 일주일이 눈깜짝할 새 지나버렸습니다. 생각만큼 특별한 것 없는 일상으로 말이죠. 조금 다른 것이 있었다면 들러보는 카페 하나하나, 식당 하나하나가 새로웠고 산책을 나가는 공원에 항상 바다 풍경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거제다움을 보여주는 옥포대첩기념공원
산책길이 밤바다라는 특별함, 옥포수변공원


거제 특히, 이곳 옥포는 시내가 커 ‘귀촌’이라고 느낄만한 요소는 없었어요. 열린 창문을 통해서 강렬한 경상도 사투리가 들려올 때에나 아, 여기가 거제였지- 하는 정도랄까요ㅎㅎ

곧 2주를 채워가는 지금,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지난 5월부터 계획하였던 귀어귀촌의 실제적인 시작을 위해 퇴사, 그리고 새로운 직장으로의 일을 준비할지 혹은, 올 여름의 해프닝으로 남겨두고 좀 더 지금의 생활을 영위해 가야할지 말이죠…

해녀.


일주일에 두어번 바다에서 물질을 실습하고 있는 요즘, 취미로 물놀이를 하던 때와는 다른 내몸의 한계를 하나씩 경험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은 컨디션이 좋아 6시간을 물속에 있어도 날아갈듯 하지만 어느 날은 한시간도 채 안돼 코피가 흐르고 머리가 얼얼한 기분이 들어 작업을 멈추었습니다.

해녀가 업이 되면 코피가 흐르고, 몸이 얼어붙고, 머리가 아파와도 내가 일하기로 한 날과 시간은 채워야 하겠죠. 내가 타는 배는 내 몸의 컨디션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고, 나와 함께하는 해녀 어르신들은 내 몸을 챙겨줄만한 여유가 없을테니 말이죠. 이 모든 몸의 한계와 고통이 온전하게 내 몫이 되는 생업의 순간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끝없이 합니다. 매일 밤 눈을 감을 때까지 고민해보아도 답을 찾지 못한 채 말이죠.

하염없이 바라만 보아도 좋은 바다를 가까이 하는 내 삶은 정말로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요?
과연 십년 뒤의 나는 지금의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오늘도 답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고민은 이번주까지만 하려고 해요.
다음 귀촌일기는 여기에 대한 저의 답을 찾아 돌아오겠습니다.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는 낭만적인 버스킹, 옥포수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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